그루파마-FDJ 팀 입니다 ! 가성비 좋은 라피에르의 팀 !


펠로톤을 울고 웃게 만드는 낭만의 팀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중계를 보시다 보면 유독 길가에 늘어선 관중들이 미친 듯이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하는 특정 팀의 선수들이 있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 현지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프랑스의 국민 팀, 바로 오늘 소개할 '그루파마-FDJ(Groupama-FDJ)'입니다. 제가 자전거 레이스에 푹 빠지게 된 계기 중 하나도 이 팀이 보여주는 특유의 '낭만' 때문이었습니다. 성적이나 계산보다는 가슴으로 자전거를 타는 듯한 열정, 그리고 열광적인 프랑스 팬들의 함성은 이 팀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프랑스 복권과 보험회사의 만남: 스폰서의 역사와 마크 마디오
이 팀의 정체성을 이해하려면 스폰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팀 이름의 뒤에 붙은 'FDJ(Française des Jeux)'는 다름 아닌 프랑스의 국영 복권 기업입니다. 무려 1997년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팀을 후원해 오고 있는, 프로 사이클링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상징적인 스폰서입니다. 여기에 2018년 프랑스의 거대 상호보험회사인 '그루파마(Groupama)'가 공동 타이틀 스폰서로 합류하면서 지금의 넉넉한 예산을 갖춘 팀이 완성되었습니다.
스폰서만큼이나 이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팀의 창립자이자 총괄 매니저인 '마크 마디오(Marc Madiot)'입니다. 선수들이 멋진 어택을 성공시키거나 우승할 때, 감독 차량 창문 밖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자동차 문을 두드리는 그의 모습은 뚜르 드 프랑스의 명물 중 하나입니다. 철저한 계산이 지배하는 현대 사이클링에서, 가장 뜨거운 감정표현을 보여주는 이 감독의 존재 자체가 그루파마-FDJ의 팀 컬러를 대변합니다.
낭만과 비운의 아이콘: 역대 주요 선수
최근 이 팀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프랑스 사이클링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전설적인 선수가 있습니다.
- 티보 피노(Thibaut Pinot): 뚜르 드 프랑스에서 프랑스인의 종합 우승을 향한 온 국민의 염원을 짊어졌던 불세출의 클라이머입니다. 폭발적인 오르막 능력으로 펠로톤을 압도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눈물을 흘리며 기권하는 모습은 팬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습니다. 그가 은퇴 전 마지막으로 달렸던 산악 구간에서 수만 명의 프랑스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홍염을 터뜨리던 장면은 사이클링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힙니다.
- 아르노 데마르(Arnaud Démare): 피노가 산악 구간을 책임졌다면, 평지 구간에서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프랑스 챔피언 저지를 뽐내며 스프린트 우승을 휩쓸었던 강력한 스프린터입니다.


포스트 피노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 피: 현재 주요 선수
티보 피노가 은퇴한 이후, 그루파마-FDJ는 완벽한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 다비드 고듀(David Gaudu): 현재 팀의 종합 우승(GC) 1옵션 리더입니다. 덩치는 작지만 험난한 고산지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뛰어난 클라이밍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 슈테판 큉(Stefan Küng): 프랑스 순혈주의가 강한 이 팀에서 유일하게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스위스 출신의 타임트라이얼(독주) 스페셜리스트입니다. 평지에서 강력한 파워로 팀의 템포를 끌어올리는 팀의 거대한 엔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 레니 마르티네즈(Lenny Martinez): 최근 혜성처럼 등장한 2003년생의 어린 클라이머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다비드 고듀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프랑스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뚜렷한 한계점, 그리고 관전 포인트
그루파마-FDJ는 뚜르 드 프랑스를 시청하실 때 응원하는 맛이 가장 확실한 팀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들이 포가차르(UAE)나 빙에고르(비스마)를 꺾고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습니다.
가장 큰 한계점은 다비드 고듀를 비롯한 에이스들의 '타임트라이얼(평지 독주)' 능력이 경쟁자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산악 구간에서 아무리 시간을 벌어놓아도, 혼자서 달리는 평지 독주 구간에서 몇 분씩 시간을 잃어버리는 고질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국 대회의 엄청난 미디어 압박감은 선수들에게 종종 독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팀의 경기를 즐기는 핵심 포인트는 1985년 베르나르 이노(Bernard Hinault) 이후 끊겨버린 '프랑스인의 뚜르 드 프랑스 우승'이라는 무거운 저주에 맞서, 프랑스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절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투혼을 발휘하는지 지켜보는 것입니다. 알프스의 가파른 오르막에서 삼색기(프랑스 국기) 틈 사이로 파란색 그루파마-FDJ 유니폼이 치고 나갈 때 현장의 끓어오르는 열기를 중계 화면으로나마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핵심 요약
- 그루파마-FDJ는 프랑스 국영 복권 기업과 대형 보험회사가 장기 후원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전통의 사이클링 팀입니다.
- 눈물과 낭만의 아이콘 '티보 피노'의 은퇴 이후, '다비드 고듀'와 '레니 마르티네즈' 등 젊은 클라이머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입니다.
- 평지 독주 능력의 부재라는 한계가 뚜렷하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뚜르 드 프랑스의 산악 구간에서 보여주는 끈질긴 투혼과 현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최고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음 8편에서는 그루파마-FDJ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프랑스 사이클링의 또 다른 축, 최근 놀라운 스폰서 교체로 환골탈태하여 펠로톤을 휩쓸고 있는 '데카트론 AG2R 라 몬디알(Decathlon AG2R La Mondiale)' 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스포츠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무결점의 최강팀과, 조금 부족하지만 낭만과 스토리가 넘쳐서 응원하게 만드는 언더독 팀 중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가시나요? 여러분의 스포츠 팬심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