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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뚜르 드 프랑스 프로팀 분석 4편] 수달 퀵스텝 역사와 스폰서 - 펠로톤의 늑대 무리와 렘코의 등장

by 따보1 2026. 2. 24.

4편 입니다 !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 스페셜라이즈드의 스폰서 팀 입니다 ㅎㅎ

펠로톤을 사냥하는 거친 늑대 무리, '울프팩'

뚜르 드 프랑스 중계를 보다 보면 해설자들이 유독 "울프팩(Wolfpack)이 나섭니다!"라고 외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팀인 '수달 퀵스텝(Soudal Quick-Step)'의 펠로톤 내 애칭입니다. 사이클링 펠로톤에서 이 팀만큼 끈끈한 조직력과 거친 승부욕을 자랑하는 팀도 드물 것입니다. 과거 제가 자전거 대회 중계에 막 입문했을 무렵, 결승선을 앞두고 이 팀 선수들이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들처럼 완벽한 대형을 짜서 질주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이들은 오랜 시간 동안 뚜르 드 프랑스의 평지 스프린트 구간과 하루 만에 끝나는 원데이 클래식 레이스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습니다.

벨기에 자전거의 심장, 그리고 굳건한 스폰서십

이 팀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려면 메인 스폰서인 '퀵스텝(Quick-Step)'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퀵스텝은 벨기에의 유명한 바닥재(마루) 제조 기업입니다. 무려 20년 가까이 팀을 후원해 오고 있는데, 스폰서가 성적에 따라 자주 바뀌는 프로 사이클링계에서는 엄청난 이례이자 스폰서의 헌신입니다. 그만큼 자전거 종주국을 자처하는 벨기에 국민들의 엄청난 자부심이 담긴 사실상의 국가대표 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너직(Innergetic), 오메가파마(Omega Pharma), 에틱스(Etixx), 디크닝크(Deceuninck) 등 다양한 보조 스폰서들이 퀵스텝과 이름을 나란히 하며 팀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세계적인 건축용 실리콘 및 접착제 제조사인 '수달(Soudal)'이 메인 스폰서로 합류하여 팀 살림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벨기에 기업들이 똘똘 뭉쳐 자국 최고의 팀을 후원하는 그림은 이 팀이 왜 펠로톤에서 유독 끈끈한 소속감을 가지는지 잘 설명해 줍니다.

스프린터와 펀쳐의 요람: 역대 주요 선수

수달 퀵스텝은 전통적으로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옐로 저지)보다는, 각 스테이지(구간) 우승과 화려한 공격 퍼포먼스에 집중하던 팀이었습니다.

  • 톰 보넨(Tom Boonen): 거친 코블스톤(돌길)을 평지처럼 으깨며 달리던 벨기에의 영웅이자 스프링 클래식 레이스의 제왕이었습니다.
  • 마크 카벤디쉬(Mark Cavendish): 은퇴 직전까지 몰렸던 뚜르 드 프랑스 통산 최다승 기록 보유자 카벤디쉬가 기적처럼 화려하게 부활했던 곳도 바로 이 울프팩 동료들의 헌신적인 리드아웃 기차(트레인) 덕분이었습니다.
  • 줄리앙 알라필립(Julian Alaphilippe): 프랑스 출신의 펀쳐(짧고 가파른 언덕에 강한 선수)로, 특유의 쇼맨십과 폭발적인 어택으로 뚜르 드 프랑스 옐로 저지를 입고 며칠간 펠로톤을 지휘했던 팀의 영원한 간판스타입니다.

팀의 DNA를 바꾼 천재 소년: 현재 주요 선수

오랜 기간 스프린트와 하루짜리 대회의 우승에 집중하던 울프팩의 팀 컬러는 최근 한 명의 천재 소년 덕분에 완전히 뿌리부터 바뀌고 있습니다. 바로 벨기에가 낳은 최고의 사이클링 재능, **렘코 에베네폴(Remco Evenepoel)**입니다. 원래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주장 출신이었던 그는 부상으로 자전거로 전향한 지 단 몇 년 만에 세계 무대를 씹어 먹고 있습니다. 평지 독주(타임트라이얼) 능력은 이미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이며,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강력한 고산지대 클라이밍 능력까지 장착했습니다. 렘코를 필두로, 스페인의 베테랑 클라이머인 **미켈 란다(Mikel Landa)**가 산악 구간 슈퍼 조력자로 합류하면서 팀은 이제 단순한 '구간 우승 사냥꾼'에서 벗어나 진지한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 경쟁 팀'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및 한계, 관전 포인트

수달 퀵스텝이 앞서 소개한 UAE 팀 에미레이츠나 팀 비스마 리스 어 바이크와 같은 거함들과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을 다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뚜렷합니다. 바로 '높은 산악 구간에서의 팀 조력 시스템 구축'입니다.

오랫동안 평지와 클래식 레이스에 맞춰져 있던 기존 팀원들의 체격과 훈련 성향 탓에, 알프스나 피레네의 험난한 고산맥에 접어들면 에이스인 렘코 혼자 경쟁팀의 트레인 속에 고립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처음 뚜르 드 프랑스를 시청하시는 분들이라면 "왜 렘코 주변에는 바람을 막아줄 같은 팀 유니폼이 안 보이지?"라는 의문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거대 자본 팀들을 상대하기 위해 울프팩이 당장 극복해야 할 구조적 한계이자 현실적인 숙제입니다.

따라서 뚜르 드 프랑스 중계를 보실 때, 렘코 에베네폴이 홀로 고군분투하며 타 팀의 거대한 산악 트레인에 맞서는 외로운 싸움, 그리고 수달 퀵스텝이 부족한 산악 화력을 메우기 위해 어떤 변칙적인 전술을 들고나오는지를 지켜보시는 것이 이 팀을 즐기는 가장 큰 재미 요소가 될 것입니다.


  • 핵심 요약
  1. 수달 퀵스텝은 '울프팩(늑대 무리)'이라 불리는 펠로톤 최고의 조직력을 자랑하며, 벨기에 기업인 퀵스텝과 수달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는 벨기에 국민 팀입니다.
  2. 오랜 기간 뚜르 드 프랑스 평지 스프린트 구간과 험난한 하루짜리 클래식 대회를 지배해 온 거친 선수들의 요람이었습니다.
  3. 최근 축구 선수 출신의 천재 올라운더 '렘코 에베네폴'을 발굴하면서, 팀의 체질을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을 정조준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다음 5편에서는 스포츠계 엄청난 자본력의 상징인 '레드불(Red Bull)'이 프로 사이클링 펠로톤에 본격 상륙하며 탄생한 '레드불-보라 한스그로헤' 팀의 위협적인 행보와 에이스 프리모즈 로글리치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스포츠를 보실 때, 한 명의 압도적인 원톱 에이스가 멱살을 잡고 팀을 끌고 가는 그림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화려한 슈퍼스타는 없어도 끈끈한 조직력으로 뭉쳐 승리하는 팀이 좋으신가요? 여러분의 스포츠 관람 취향을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