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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뚜르 드 프랑스 프로팀 분석 13편] 팀 제이코 알울라 역사와 스폰서 - 호주 유일의 뚝심과 중동 자본의 만남

by 따보1 2026. 2. 26.

호주의 대표 프로팀 ! 슈퍼 언더독 자이언트 팀 !

펠로톤에서 가장 유쾌한 '오지(Aussie)' 형제들

뚜르 드 프랑스 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유독 카메라 앞에서 장난을 잘 치고 팀원들끼리 격의 없이 웃고 떠드는 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호주 대륙 유일의 월드투어 팀인 '팀 제이코 알울라(Team Jayco AlUla)'입니다. 제가 자전거 레이스에 막 입문했을 무렵, 이 팀이 유튜브에 올리던 '백스테이지 패스(Backstage Pass)'라는 브이로그 영상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엄숙하고 비장하기만 할 줄 알았던 프로 선수들이 버스 안에서 팝송을 떼창하고 춤추는 모습은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죠. 특유의 끈끈한 동료애와 유쾌한 분위기, 하지만 안장 위에서는 누구보다 맹렬하게 달리는 이 호주 팀의 역사와 스폰서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자전거에 진심인 호주 부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결합: 스폰서 변천사

이 팀이 10년 넘게 펠로톤에서 굳건히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단 한 사람, 호주의 억만장자 사업가 '제리 라이언(Gerry Ryan)'의 흔들림 없는 지원 덕분입니다. 2012년 '그린엣지(GreenEDGE)'라는 프로젝트로 창단된 이 팀은 오리카(Orica), 미첼튼(Mitchelton), 바이크익스체인지(BikeExchange) 등 다양한 타이틀 스폰서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스폰서가 바뀔 때마다 그 배경에는 항상 제리 라이언의 사업체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메인 스폰서인 '제이코(Jayco)' 역시 그가 소유한 호주 최대의 레저용 차량(카라반, 캠핑카) 제조사입니다. 한 명의 구단주가 자신의 사재와 사업체를 동원해 국가대표급 프로팀을 이토록 오래 이끄는 것은 현대 사이클링에서 매우 보기 드문 낭만적인 사례입니다.

여기에 최근 아주 흥미로운 스폰서가 합류했습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청 산하 기구인 '알울라(AlUla)'입니다. 중동의 막대한 오일머니가 호주 특유의 자유분방한 팀에 수혈되면서, 팀 제이코 알울라는 재정적인 안정감을 찾고 다시 한번 뚜르 드 프랑스에서 비상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명품 자전거 브랜드 '자이언트(Giant)'와의 파트너십도 팀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무기입니다.

백스테이지의 영웅들과 파리-루베의 기적: 역대 주요 선수

과거 오리카-그린엣지 시절, 이 팀은 펠로톤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인기 있는 선수들을 훌륭하게 배출했습니다.

  • 사이먼 게런스(Simon Gerrans): 팀의 초창기를 이끌었던 호주의 전설적인 펀쳐입니다. 클래식 대회와 뚜르 드 프랑스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튀어나와 승리를 낚아채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 맷 헤이먼(Mathew Hayman): 팔이 부러져 실내 자전거(즈위프트)로만 훈련하고도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파리-루베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기적의 사나이입니다. 그의 우승은 팀 특유의 '포기하지 않는 호주인의 투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 캘럽 이완(Caleb Ewan): 앳된 얼굴과 극단적으로 낮은 에어로 자세로 스프린트 구간을 지배했던 호주의 총알 탄 사나이입니다. 팀의 유스 시스템을 거쳐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로 성장했던 선수죠.

쌍둥이 형제의 뚝심과 다재다능한 헌터: 현재 주요 선수

현재 팀 제이코 알울라의 전력은 산악과 평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는 매우 실리적인 구성을 띠고 있습니다.

  • 사이먼 예이츠(Simon Yates): 영국 출신의 가벼운 클라이머로, 이 팀에서 부엘타 아 에스파냐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꽃피웠습니다. 쌍둥이 형제인 아담 예이츠가 UAE 팀 에미레이츠로 떠난 후에도 팀에 남아 묵묵히 뚜르 드 프랑스 종합 순위 경쟁(GC)과 험난한 산악 스테이지 우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 마이클 매튜스(Michael Matthews): '블링(Bling)'이라는 별명을 가진 호주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입니다. 순수 평지 스프린터들은 넘지 못하는 언덕을 가뿐히 넘은 뒤, 소규모 그룹 스프린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팀에 승리가 간절할 때 항상 구세주처럼 등장하는 든든한 해결사입니다.
  • 딜런 그루네베겐(Dylan Groenewegen): 네덜란드 출신의 묵직하고 파워풀한 정통 스프린터로, 뚜르 드 프랑스 평지 구간에서 팀 제이코 알울라의 확실한 피니시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두 마리 토끼 사냥의 딜레마와 관전 포인트

팀 제이코 알울라는 앞서 소개한 최상위권 거대 자본 팀들에 비하면 예산 규모가 약간 모자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뚜르 드 프랑스와 같은 큰 대회를 준비할 때 종종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산악 구간에서 사이먼 예이츠의 종합 순위를 방어할 것인가, 아니면 평지 구간에서 그루네베겐과 매튜스의 스테이지 우승에 팀의 화력을 집중할 것인가 하는 문제죠. 초보 팬들이 보기에도 이 팀의 기차(트레인)가 산악과 평지 양쪽으로 나뉘어 다소 힘이 분산되는 듯한 실수나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팀의 경기를 보는 가장 큰 재미는 바로 그 '불완전함 속의 투지'입니다. 완벽하게 통제된 로봇 같은 레이싱이 아니라, 때로는 전술이 꼬여서 실패하더라도 다음 날 훌훌 털고 일어나 웃으며 다시 어택을 날리는 인간적인 매력이 넘칩니다. 뚜르 드 프랑스에서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제이코 알울라 유니폼이 펠로톤 맨 앞으로 치고 나올 때, 그들의 유쾌한 반란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 핵심 요약
  1. 팀 제이코 알울라는 호주의 사업가 제리 라이언의 장기적인 헌신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알울라)의 자본이 결합하여 탄생한 호주 유일의 월드투어 팀입니다.
  2. 과거 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펠로톤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특유의 유쾌하고 끈끈한 '호주식 동료애'가 팀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3. 사이먼 예이츠의 산악 능력과 마이클 매튜스, 그루네베겐의 스프린트 능력을 앞세워 뚜르 드 프랑스 전천후 구간 우승을 노리는 실리적이고 뚝심 있는 팀입니다.

다음 14편에서는 압도적인 천재 한 명이 팀 전체의 컬러와 체급을 어떻게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지 완벽하게 보여주는 팀, '알페신-데크닝크(Alpecin-Deceuninck)'와 마티외 반 더 폴의 마법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리더 한 명이 조직 전체를 하드캐리하는 그림과, 특출난 천재는 없지만 팀원 전체가 똘똘 뭉쳐 시너지를 내는 그림 중 어떤 팀워크가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의견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